서 론
측정 개요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대상 개소
분석방법
결과 및 고찰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전·후 냉난방에너지 요구량 및 기밀성능 비교
에너지 성능 개선 효과 검증 및 공사 항목별 열손실 특성 분석
결 론
서 론
국토부가 2025년 9월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기준 전국 건축물 중 준공 후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건축물은 전체 동수 기준 61.7%, 3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은 44.4%로 전년도 대비 1.8%p 증가하여 노후화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인다(MOLIT, 2025). 노후 건축물은 준공 당시의 낮은 단열 기준과 외피 및 설비의 물리적 노후화로 인해 에너지 효율 저하가 심각하다(Eleftheriadis and Hamdy, 2018). 이에 따라 해당 건축물들은 효율 개선의 최우선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노후 건축물의 물리적 성능 및 에너지 효율 개선은 온실가스 감축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서 국가적 차원의 2030 NDC 및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이행하기 위한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건축물의 외피 노후화로 균열 및 틈새가 발생하면 외피에 누기 및 침기가 발생하는데, 이는 건물의 기밀성능이 저하되는 요인이 된다(Verbeke and Audenaert, 2020). 기밀성능이 낮아질 경우 누기 및 침기로 인한 냉난방에너지 손실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극간풍으로 인한 실내온도 불균일로 재실자가 국부적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틈새를 통해 습기가 유입되면서 구조체 내부 및 틈새 주변부에 결로 및 곰팡이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며(Lee et al., 2020) 만약 단열재로 습기가 이동할 경우 단열성능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Hurel, 2016). 이처럼 건물의 기밀성능은 에너지사용량 및 거주자의 열적 쾌적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건물의 내구성 및 단열성능을 저하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그러나 현재의 건물 에너지 성능 평가는 주로 시뮬레이션(ECO2 등)을 통한 1차 에너지 소요량 산출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기밀성능의 경우, 현장 실측 데이터를 반영하기보다는 프로그램상의 표준 침기율을 일괄 적용하여 산출하는 방식이 통용되고 있어 실제 시공 품질에 따른 기밀 성능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거나 관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 관련 선행연구들은 주로 단열 및 창호 교체 등 성능 개선 공사 전·후의 에너지 소비량 변화(Kim et al., 2024; Lee and Yang, 2024; Jeong et al., 2024; Sohn and Kang, 2025; Seo and Byun, 2025) 및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 분석(Son and Kim, 2022; Cho et al., 2023; Kim and Nam, 2025)에 집중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열성능 및 실내 온열환경 개선(Shin et al., 2024)이나 우선순위 결정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 프로그램 개발(Lee et al., 2022)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실제 노후 건물의 기밀성능 변화와 그에 따른 복합적 영향에 관한 실증적 연구는 여전히 미비한 상태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를 수행한 9개 건물 사례를 대상으로 시공 전·후 기밀성능을 정량적으로 측정한 후 이를 냉난방에너지 요구량과 비교하여 기밀성능이 실제 건물의 에너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측정 개요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대상 개소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가 기밀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공사 전·후 기밀성능을 확보한 건물 9개소를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이를 Table 1에 정리하였다.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에는 크게 고성능 창호, 단열 보강 등의 건축공사와 고효율 냉난방장치 등의 설비공사로 구분된다. 본 연구의 핵심 변수인 기밀성능은 건축 외피의 시공 품질 및 외피 성능에 기인하는 인자이므로 분석 범위를 건축공사로 한정하였다. 고성능 창호 교체, 내외부 단열 보강, 기밀 시공의 세 가지 공사를 중점으로 분석하였으며 단순 마감 교체 등 에너지 성능 개선과 무관한 심미적 목적의 공사는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기밀 시공의 품질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모든 대상 건물에는 창호 주위 기밀 테이프 부착 및 관통부 폼 충진 등 동일한 밀도의 기밀 시공이 적용되었다.
Table 1.
Overview of Green Remodeling Sites
분석방법
본 연구는 설비 요소를 배제하고 기밀 시공을 포함한 건축적 개선 요소에 집중하였으므로, 1차에너지소요량이 아닌 냉난방에너지요구량을 핵심 지표로 선정하여 에너지 성능 평가를 진행하였다. 냉난방에너지요구량은 ISO 13790 기반 에너지해석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Energy# 을 통해 산출하였으며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전·후 데이터를 비교하여 냉난방에너지요구량 과 이의 저감율 및 건축물 부위별로 발생하는 열손실을 분석하였다. 기밀성능은 ISO 9972 규격에 의거하여 블로어도어 테스트(Blower Door Test)를 통해 측정하였으며, 평가지표로는 실내·외부 압력차가 50Pa조건에서 체적에 따른 시간당 공기교환율인 n50 를 사용하였다.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전·후 성능의 개선 양상과 분포 변화 및 건물 규모가 기밀성능 및 에너지 손실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분석 개소를 연면적 기준으로 소규모(Group A, 100 ㎡ 이하), 중규모(Group B, 100 ㎡이상 200 ㎡이하), 대규모(Group C, 400 ㎡ 이상)의 세 그룹으로 분류하여 고찰하였다.
결과 및 고찰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전·후 냉난방에너지 요구량 및 기밀성능 비교
전체 9개 사례의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전·후 냉난방에너지 요구량 및 기밀성능의 변화는 각각 Figure 1, Figure 2와 같다. 두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성능 개선이 확인되었다. 우선 냉난방 에너지 요구량은 공사 전 평균 263.6 kWh/㎡·yr 에서 공사 후 평균 75.9 kWh/㎡·yr로 약 67.5% 감소하였다. 이에 대한 대응표본 T-검정 결과, T-통계량은 3.522 (p=0.078)로 나타나 에너지 성능 개선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함을 보였다. 기밀성능 또한 공사 전 평균 10.3 ACH 에서 공사 후 평균 3.1 ACH 로 약 64.8% 개선되었으며, 통계 분석 결과 역시 T-통계량 4.014 (p=0.0039)로 유의미한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가 노후 건축물의 열적 성능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기밀 성능까지 포괄적으로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임을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러나 성능 개선의 양상을 건물 규모별로 세분화하여 분석한 결과 냉난방에너지 요구량 저감율은 Group A (72.3%), Group B (66.2%), Group C (64.0%) 순으로 나타나 건물 규모가 커짐에 따라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는 단열재 및 창호 교체와 같은 필수 단열 공사가 건물의 규모와 관계없이 비교적 균일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기밀성능 개선율은 건물 규모에 따라 급격한 성능 저하가 나타났다. 소규모인 Group A는 87.0%의 높은 개선율을 보인 반면, Group B는 69.2%로 감소하였으며, 특히 대규모 건물군인 Group C에서는 개선율이 38.3%까지 급락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 이는 연면적이 400 ㎡를 초과하는 대규모 건축물의 경우 복잡한 외피 구조와 설비 관통부 등으로 인해 단순한 자재 교체 수준의 공사만으로는 효과적인 기밀 성능 확보에 명확한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에너지 성능 개선 효과 검증 및 공사 항목별 열손실 특성 분석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가 전체 열손실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그린리모델링 전(평균 324.8 kWh/㎡·yr)과 후(평균 113.9 kWh/㎡·yr)의 열손실 합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t=4.235, p=0.003). 이는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가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시키는 유효한 수단임을 통계적으로 보여준다. 공사 부위별 열손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는 Figure 3과 같다. 분석 결과 Group A와 B에서는 연면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침기 열손실 비중이 11~19%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통상적인 소규모 건축물에서는 창호 주위 기밀테이프 시공 및 폼 사춤 등 현행 기밀 보강 공법이 유효하게 작동함을 의미한다. 반면 Group C에서는 침기로 인한 열손실 비중이 최대 51.1%까지 급격히 상승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연면적 400 ㎡ 를 초과하는 건물은 외피면적 증가 뿐만 아니라 설비 덕트 빛 배관 관통부 증가, 복잡한 구조적 접합부 발생 등 단순 자재 교체 및 주변부 보강수준의 기밀 시공만으로는 성능확보가 어려운 기밀 취약 부위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Figure 4는 본 연구에서 촬영된 Case 1의 설비 관통부 사례를 보여준다. 해당 사례에서 관찰되는 복잡한 관통부 형상은 기밀 시공 시 작업 공간 확보를 어렵게하며 단순 평면 대비 마감 처리의 난이도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건물 규모의 증가가 단순한 면적의 확장이 아닌 기밀 취약 부위의 발생 빈도 및 위험도의 동반 상승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대규모 건물의 기밀 성능 확보를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취약점이 실제 누기로 이어지는 현상은 Case 5의 진단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ase 5의 낮은 기밀 성능 개선율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내·외 압력차 30Pa 조건에서 설비실의 누기 여부를 확인한 결과는 Figure 5와 같다. 분석 결과 설비실 출입문 틈새로 강한 기류가 유입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비록 현장의 제약으로 설비실 내부를 정밀조사하지 못하였으나, 이는 대규모 건축물에서 복잡한 설비 관통부가 주요 누기 경로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규모에 따른 기밀 성능 확보의 난이도 차이는 각 공사 항목별 성능 개선의 통계적 변동성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전·후 평균 열손실 누적량과 건축물 부위별 열손실 표준편차 및 저감률을 정리한 표를 각각 Figure 6, Table 2에 나타냈다.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후 전체 열손실 합계의 표준편차는 161.8에서 31.0로 약 80.8% 감소하였다. 이는 대상 건축물의 규모 및 노후도와 관계없이, 필수 단열 공사가 동반되면 단열 성능 개선을 통한 에너지 요구량 저감은 안정적으로 달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열손실 항목별 저감율의 표준편차를 비교한 결과, 창호(8.6%) 및 지붕(11.9%) 등 고성능 자재에 의존하는 항목들은 낮은 변동성을 보여 일관된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음을 입증하였다.
Table 2.
Analysis of heat loss changes by building envelope Component (Unit: kWh/㎡·yr)
반면 열교(33.6%)와 침기(24.2%) 항목은 다른 항목들에 비해 저감율의 표준편차가 높게 나타났다. 가장 높은 변동성을 보인 열교 항목의 경우, 자재 성능만으로 해결되는 벽체나 창호와 달리 기존 건물의 구조적 형상과 현장 여건에 따라 열교 차단 상세도의 적용 가능 여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두 항목 모두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에 따른 열손실 차이가 크지만 에너지 성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측면에서는 차이가 존재한다. 개선공사 후 전체 열손실에서 각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열교 항목은 평균 10.8%로 변동성은 크지만 전체 에너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침기 항목은 평균 25.1% 로 열교 대비 2배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시공 품질 확보에 실패할 경우 에너지 손실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열교가 국부적인 부위에서 발생하는 변수라면 침기는 높은 변동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핵심 변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시 건물의 안정적인 에너지 저감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변동성과 영향력이 모두 큰 침기 성능에 대해 우선적인 관리 및 성능 확인 절차가 도입되어야 한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노후 건축물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시 기밀 성능이 에너지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특히 기존 연구들이 주로 시뮬레이션 추정치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본 연구는 실제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가 수행된 현장에서의 정량적 측정(Blower Door Test)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효과를 실증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는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경향성을 보였다. 공사 후 냉난방 에너지 요구량은 평균 67.5%, 기밀 성능은 평균 64.8% 개선되었으며, 이는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가 노후 건축물의 물리적, 열적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유효한 수단임을 시사한다. 둘째, 건물의 규모는 기밀성능 확보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소규모(Group A) 및 중규모(Group B) 건물은 높은 기밀 개선율을 보였으나, 연면적 400 ㎡ 이상의 대규모(Group C) 건물에서는 개선율이 38.3%에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건물 규모가 커질수록 복잡한 설비 관통부와 구조적 접합부에 대한 정밀한 기밀 시공 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됨을 시사한다. 셋째, 침기는 열교 등 타 요소 대비 높은 표준편차와 에너지 손실 비중을 보여 에너지 성능 개선율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특히 대규모 건물에서 침기로 인한 열손실 비중이 높게 나타난 점은 기밀 성능이 담보되지 않으면 고성능 단열재와 창호를 적용하더라도 기대했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달성하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노후 건축물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 효과를 평가할 때 1차 에너지 소요량 기반의 평가를 넘어 기밀성능에 대한 정량적 측정 및 확인 절차를 추가해야 한다. 특히 규모가 크고 복잡한 건축물일수록 설계 단계부터 기밀 취약 부위에 대한 상세 디테일을 반영하고, 시공 단계에서는 블로어 도어 테스트와 같은 실증적 검증을 통해 시공 품질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본 연구는 한정된 수의 건축물 표본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는 한계를 가져 향후 다양한 규모와 용도를 포함한 표본 확보를 통해 분석 결과의 신뢰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