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그린리모델링 사업 분석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린리모델링 실증 사업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 분석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 개선안
결 론
서 론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에 따르면, 2023년 7월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되었다(Copernicus, 2023). 이런 현상은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지구 표면 온도가 상승하여 북극 빙하의 해빙, 해수면과 해수 온도의 상승, 대기 불안정을 초래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이상기후 현상 중의 하나이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후 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국내 온실가스 총 배출량 중 건물 분야는 24.6% (2018년 기준, 간접배출량 포함)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50 Carbon Neutrality Commision, 2021).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신축 건축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의 단계적 의무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축 건축물은 그린리모델링(쾌적하고 건강한 거주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어 기존 노후 건축물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리모델링)을 주요 추진방향으로 삼고, 이를 지원하는 정책으로 공공과 민간의 특성을 고려하여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지원사업, 이자 지원 사업 등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린리모델링 정책의 효율적인 집행과 확산을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는데, 이 중에서 기존 리모델링에 대한 문제를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는 그린리모델링 수행 절차에 대한 초기 분석이 수행되었다(Lee et al., 2022). 이에 따르면, 현재의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는 정량적 데이터 기반의 그린리모델링 목표 설정 기준 부재, 단계별 연동성 부족, 프로젝트 관련자들 간 의사소통 어려움 등 다양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의 디지털화가 제안되었으며 세부적으로는 실질적인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 대상건물의 선정부터 그린리모델링 설계자동화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의 단계별 세부 기술의 정립 및 개발이 필요하였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그린리모델링 디지털 프로세스의 정립 및 개발을 위하여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그린리모델링 지원 사업의 선행 사례를 분석하여 장단점을 도출하고,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디지털 방식의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를 제안하여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국가 탄소중립 정책목표 달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린리모델링 사업 분석
현재 국내에서 수행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 사업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사업 시행자가 직접 그린리모델링에 관여하는 국토안전관리원의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과 서울시 기존 건축물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을 분석하였다. 각 사업들은 매년 세부 내용이 변경되어 현 시점에서 준공이 완료된 2022년 이전 사업의 사례들을 기준으로 하여 분석이 진행되었다. 비교군으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수행하는 국가 R&D 과제 내 그린리모델링 실증사업을 선정하였다. 각 사업들은 진행 절차에 따라 소요시간, 절차, 이해관계자 등의 세부 차이점을 기획-설계-시공의 주요 세 단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기획 단계는 대상 건축물을 선정하고 그린리모델링 범위를 1차 선정하는 단계, 설계 단계는 선정된 대상 건축물에 그린리모델링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 시공사에게 공사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실시설계 도면 및 시방·내역서가 구체화 되는 단계, 시공 단계는 실제로 공사에 착수하여 그린리모델링 기술이 현장에 직접 적용되는 단계로 각각 분류하였다. 각 사업들의 추진 절차 및 소요 시간, 장단점 등은 선행연구와 더불어 실제 사업이 추진된 현장 사례를 기반으로 분석하였고, 비교를 위해 선정된 각 현장의 개요는 Table 1과 같다.
Table 1.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노후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으로 온실가스 저감 및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그린리모델링의 모범사례를 창출하고 민간 부문의 확산을 도모할 목적으로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다. 2023년 기준 총 1,910억(국고보조 사업비 예산 기준)의 규모로 시행되고 있다(MOLIT, 2024).
사업비는 국가보조금과 지자체 예산을 통합하여 구성되며, 이에 따라 발주처를 비롯하여 사업 시행에 관여하는 이해관계자가 많은 특징이 있다. 사업의 종류(시그니쳐 사업 또는 일반사업), 건축물의 구분(일반건축물, 소규모 건축물), 사업 대상 기관(서울, 중앙·공공, 그 외 지자체)에 따라 지원 금액과 국가보조금의 비율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시그니처 사업이 아닌 일반 사업의 경우 사업비의 한계로 건축물의 일부분을 수선하는 부분 그린리모델링의 성격을 띠고 있다.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주요 사례는 A 보건소로, 2021년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지원을 받아 국비 70%, 지자체 30%의 예산으로 수행되었다. 2021년 6월 사전 조사를 통해 건축물의 보수 이력 및 내/외부 상태 및 설비 현황을 파악하고 에너지 설계 컨설팅 및 예산 책정 후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사전 조사를 통해 파악한 자료를 근거로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현황을 ECO2-OD를 사용하여 계산하였고 외벽 및 지붕 단열 보강, 창호 교체, 냉·난방설비 교체, LED 조명 교체 항목을 적용 가능한 그린리모델링 공사 요소로 판단하여 공사 범위로 한정하였다. 개선 후의 에너지 성능을 계산하여 절감률 41.62%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공사 범위에 해당하는 개략 공사비를 산출해서 예산으로 책정하였다. 이후 에너지 성능 개선 컨설팅 결과(공사 부위 및 성능 지정)를 반영하여 외벽, 지붕 외단열 보강공사, 창호 교체, EHP 냉난방 설비교체, LED 조명 설비 교체 공사로 최종 범위를 확정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실시설계의 수행 및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2022년 8월 1차 준공을 완료하였다. 본 사례에서는 사전 조사 와 사업비 책정 등 기획 단계의 절차가 충실히 수행되었음에도 다음과 같은 여러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조사 보고서를 기반으로 작성한 사업비가 신축 기준으로 작성되어 있어 기존 마감재 해체와 바탕 구조의 처리에 대한 공사비가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사전조사를 수행한 전문조사기관이 실제 공사에 대한 고려 없이 에너지성능만을 기준으로 그린리모델링 공사 범위를 선정하고 초기예산을 책정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그린리모델링의 각 단계가 분절되어 각기 다른 외부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선정된 시공사 또한 공사 금액만을 기준으로 입찰 및 선정되어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부수적인 공사비에 대한 증액이 필요하였다. 공사비 증액에 대한 심의 요청을 위해 기존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주처, 시공사와 시설 이용자의 의견이 다른 문제가 발생하였다. 결국, 선정 이후 설계에서 최종 준공까지 약 1년 2개월이 소요되었는데, 이는 위와 같은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 및 의사결정과정에서 행정 처리 시간뿐만 아니라, 공사비 활용 방안에 대해 건축물 사용자, 발주처, 시공사 등 다수의 이해 관계자들 간 의사결정에 따른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위 사례와 선행연구(Ha et al., 2024)를 바탕으로 분석한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는 Figure 1과 같다.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은 건물 에너지 소비 혁신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공공건축물의 가치 제고 및 이용자의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기존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전환 추진을 목적으로 하며 제로에너지빌딩 5등급 이상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대상은 준공년도가 15년 이상 40년 미만인 건축물로 유사 건축물에 비해 에너지 소비 및 유지관리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건축물을 선정하여 시행된다(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21)
사업 예산은 서울시가 지원하지만 배정된 예산이 각 지자체로 교부되어 지자체가 전담하여 운용하게 된다. 소규모 공공건축물 서울형 ZEB 전환 리모델링 로드맵(안)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6년까지의 예상 사업비는 총 약 25조 원으로 점차 자치구 분담률 또는 국비 분담률을 높이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2022년 기준 현장별 사업비는 175만원/㎡로 부대공사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그린리모델링 공사를 수행하기에는 다소 낮아 전체 공사가 아닌 부분 리모델링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사업은 단기간 내 많은 건축물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사전 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사업 추진 절차를 체계화하여 단계별 주요 과제와 업무 범위가 명확하게 한 점이 타 사업 대비 장점으로 나타나지만 제로에너지빌딩 5등급 이상의 에너지 성능 만족을 위한 현장별 사업비가 다소 낮아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하였다.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의 주요 사례는 S 경로당으로, 해당 지자체가 서울시에 사업을 신청한 후 서울시의 자체 심사를 거쳐 선정되었다. 건물 연면적에 따라 책정된 사업비를 서울시가 교부 하고 사전 조사업체를 선정하면, 사전 조사 업체가 대상지 사전 검토서를 작성한다. 이후 지자체가 설계사와 에너지컨설팅 업체를 선정하여 현장 조사 및 에너지컨설팅을 수행하고, 한정된 예산 내에 목표로 한 에너지 절감률 달성을 위한 공사 범위를 선정한다. 이에 따라 실시설계 및 견적이 작성되었으며 에너지효율등급 예비인증을 획득하고, 공사를 수행한 뒤 준공 이후에 본 인증을 받는 절차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제시되었다.
S 경로당은 건물 용도의 특성상, 실시설계 단계에서 사용자의 요구사항인 노후 환경 개선, 외관 디자인 개선 등을 반영할 수밖에 없어 예산을 초과하는 공사비가 산출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연면적이 83.5 ㎡로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매우 낮게 책정된 것 또한 공사비 부족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여 210만원/㎡으로 증액되었으나 증액된 예산을 설계에 반영하는 과정에 소요 되는 시간이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났고 설계비가 증액되었다.
또한, 지자체가 설계자와 감리자를 선정하고, 에너지컨설팅 업체를 선정하였지만, 서울시의 심의위원이 설계를 관리 감독하여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게 되므로 인해 현장에 따른 발생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행정적 절차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한계가 있었다.
추가로 에너지 성능 외 현장 상황을 검토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도 있었다. 초기 설계 당시 외부 치장 벽돌 마감을 철거하고 골조 면에 외단열 미장 공법을 시행하고자 하였으나, 노후화로 인해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해 계획했던 공법 시행이 불가능하여 이를 변경하는 데에 관계자들의 논의 시간이 추가되고, 변경된 시공법이 적용된 도면과 내역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증액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설계 단계에서 그린리모델링에 대한 설계자의 역량 부족 때문으로 판단된다. 위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한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의 프로세스는 Figure 2와 같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린리모델링 실증 사업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건축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고효율 건축 자재 및 시공법 등을 개발하여 이의 효과 검증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실증 사업을 수행하였다. 본 사업은 연구개발 과제의 특성상 개발 기술의 검증을 목적으로 하기에 실증 사업의 목적에 따라 전체 리모델링 또는 부분 리모델링으로 추진되었다.
사업비의 경우 연구계획 단계에서부터 실증사업의 목표와 실증범위가 정해지고 이를 반영하여 사업비를 책정하고 기획하므로 실증사업 계획 단계에서 세부 사업계획이 수립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목표한 에너지 성능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고 대상지 선정이 사업비 구성에 큰 역할을 미치게 되므로 대상지 선정 과정부터 설계사와 기술자문단을 위촉하여 대상지 검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린리모델링 실증사업의 대표 사례로는 G 행정복지센터를 선정하였다. 해당 건축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공공건물로서, 기획 단계에서 전문가 협업을 통해 설계, 시공, 기타 기술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하고 현장 진단 및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리모델링 전의 건축물 에너지 성능을 확인하고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성능 목표를 설정하였는데, 해당 과정에서 적용 부위별 에너지 성능 목표 및 최종 에너지 절감률을 50% 이상으로 설정하였다. 이후 현장 도면 입수, 현장 실측 3D 스캐닝, 구조 안전 진단 절차를 통해 기본 도면을 작성하고 그린리모델링 기술이 적용된 공사 실시 도면과 내역서를 작성하였다.
하지만, 적용 기술이 신기술인 관계로 설계사가 ‘특기 시방서’를 기술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시공자 또한 내용을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데 있어 타 시공 현장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다. 그리고, 최초 준공 이후 여러 번의 리모델링이 진행된 관계로 3D 스캐닝을 통한 현장 실측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구조 현황을 정확하게 도면에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전기·통신·소방 분야의 도면이 제공되지 않는 한 배선, 배관 등의 세부 구조를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 도면 및 자료의 입수 과정에서도 관련 기관의 비협조 등 어려움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해당 지자체나 공공건물 관리를 담당하는 관련 기관들이 보유한 기존 리모델링 및 현재 도면 자료의 제공이 원활했다면 공기 및 비용이 절감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사업 관련 이해관계자가 다수 존재하여 색채계획 협의 진행 시 지자체, 시의 외관 개선에 대한 요구사항과 발주처의 성능개선에 대한 요구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상의 어려움이 있었다. 사례를 통해 분석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그린리모델링 실증 사업 의 프로세스는 Figure 3과 같다.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 분석
그린리모델링 현장은 위치, 건축물 현황, 실사용 용도, 공사 시기 등 각기 다른 조건에 의해 예기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각 사업 현장의 특징 및 문제를 해결하는데 소요 되는 비용과 시간 등 프로세스 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그린리모델링 사업별 특징 및 프로세스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사업 추진상 핵심 사안인 그린리모델링 범위, 발주 방식, 에너지 성능 목표 및 사후관리 여부에 대해 정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 설계-시공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프로세스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기획 단계의 특징 및 차이점은 Table 2와 같다. 예산 구성의 경우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사업과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은 예산이 각각 국토부와 지자체, 서울시와 지자체로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사 대상 선정 및 비용 산정 시 시간이 비교적 더 오래 걸리고, 증액 및 감액의 절차가 까다롭다. 대상 사업지를 결정하는 심사 방법의 경우,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은 건물 에너지 전문가가 아닌 비전문가가 심사를 진행하여 다소 전문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며, 사전 조사도 시행되지 않기 때문에 건축물 현황에 따라 공사비와 범위가 달라지는 그린리모델링의 대상지 선정 방법으로 는 한계가 명확하다.
Table 2.
설계 단계의 특징 및 차이점은 Table 3와 같다.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설계자를 선정할 때 그린리모델링에 대한 배경지식 등 역량을 검증하는 절차가 부재하고, 설계에 대한 에너지 성능 평가 결과 및 세부 내역에 대해 검토하고 관리 감독할 담당자가 없다. 그린리모델링의 경우 현장 상황을 반영하여 설계 변경이 필요한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데, 돌발상황 발생 시 이에 대한 대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린리모델링 실증 사업의 경우 설계전문가(건축사), 건축물 에너지 전문가(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시공 전문가(그린리모델링 시공 전문가)를 설계 단계에 참여토록 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시공 단계의 특징 및 차이점은 Table 4와 같다. 현재 공공기관 발주 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은 공사비를 기준으로 한 최저가 입찰 및 낙찰 방식으로 각 시공사의 역량을 담보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공 상 문제 해결에 어려움이 있다. 특히 그린리모델링의 경우 신축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 상황에 따라 변경, 철거 후 재시공 등 사후 설계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기존 사업 담당 기관의 부재 또는 별도 추가발주 불가 등의 사유로 유연한 대응이 어려울뿐더러, 시공을 관리 감독하는 감리자의 부재 등으로 시공 품질 확보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특징으로는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건축물별 명확한 에너지 성능 목표의 부재, 준공 이후 에너지 성능 개선에 대한 검증 여부 및 검증 방법과 사후관리 체계의 부재 등의 문제가 있음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사업 기간 측면에서도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린리모델링 실증 사업의 경우 사업 기획부터 준공까지 1년에서 1년 6개월이 소요된 반면,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최대 3년으로 사업 기간의 장기화 뿐만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확보한 예산이 준공 단계까지 유지되지 않는 문제가 추가로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Table 3.
Table 4.
위와 같이 사업별 그린리모델링의 사례를 프로세스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행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특징 및 문제점을 Table 5와 같이 정리하였다.
Table 5.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 개선안
기존 그린리모델링 사업에서 각 단계의 특징 및 한계는 결국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량적 데이터 기반의 그린리모델링 목표 설정 기준 부재, 단계별 연동성 부족, 프로젝트 관련자들의 의사소통 문제로 인한 세부 문제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인 현장 진단부터 사후관리 단계인 그린리모델링의 효과 검증까지 단계별 결과 데이터가 연동되어야 하며, 연동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에너지 성능 계산, 공사비 항목 및 내역의 현행화, 내역과 공사비 자동 연동을 통한 빠르고 정확한 내역서 산출, 이를 바탕으로 한 설계 자동화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품질이 보장되는 설계 자동화 모듈의 개발, 이해관계자들의 의사소통 지원 및 결정을 위한 기준 데이터의 시각화 및 그린리모델링 시공/감리 단계에서 현장에서 참고할 가이드라인/ 체크리스트 등의 디지털 방식으로의 제공 기술이 필요하다.
그린리모델링 사업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기획-설계-시공의 프로세스 각 단계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고 그 세부 내용은 Table 6과 같다.
Table 6.
이를 토대로, 각 단계별 개선 방안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구성하여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디지털 프로세스’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제한한 프로세스는 Figure 4와 같다.
기획 단계에서는 OPEN API 기반의 건축물 형상 DB 및 선행연구를 통해 도출된 DB를 바탕으로 건물의 개략적인 에너지 성능 및 그린리모델링에 따른 에너지 성능 개선률을 도출하여 대상 건축물을 선정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그린리모델링 대상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디지털 방식으로 현장 조사를 수행한 뒤 이를 바탕으로 BIM 파일을 구축한다. 기획 단계에서 자동으로 연계된 데이터와 현장조사를 통해 정밀도가 높아진 현장 정보를 통해 기존 에너지 성능에 대한 현황이 자동으로 계산되고,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성능을 기준으로 한 그린리모델링 대안이 도출된다. 이후 각 대안이 적용된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에너지 성능 공사비를 제시하여 최종 설계 대안의 도출을 위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대안이 최종 선정되면 이를 기반으로 설계 자동화가 진행되어 그린리모델링 실시설계 도면과 그린리모델링에 소요 되는 공사비, 물량 및 산출내역서가 최종 결과물로 도출된다. 시공 단계에서는 기존 그린리모델링 사례 DB를 통해 도출된 그린리모델링 특기 시방서와 시공/감리 체크리스트를 통해 그린리모델링 시공사의 현장 이해도를 높이고 시공 시 별도 고려 사항 등에 대한 검토로 시공 품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검증단계에서는 실제 에너지사용량을 기반으로 그린리모델링에 최적화된 M&V (Measurement and Verification)를 수행하여, 그린리모델링을 통한 에너지 성능 개선 효과를 검증한다.
기존의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는 하나의 현장을 진행 함에 있어 다수의 발주처 집단과 외부 전문가의 참여로 인해 기획 및 프로젝트 관리가 복잡해지는 한계가 있다. 각 단계별로 주체가 상이하여 데이터의 유기적 연동이 어렵고, 각 집단 간의 이해 상충으로 인해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그린리모델링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 획일화된 기술 적용 및 시공, 에너지 성능을 고려하지 않은 시공법 등의 문제가 있다.
반면, 디지털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는 기획부터 검증까지 전체 프로세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요 시간 관점에서는 개방형 API와 기존 건물 형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분석 시간을 단축하고 대상 선정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그린리모델링 최적 대안 선정, 설계 자동화, 내역 자동화 기능을 통해 프로세스의 신속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BIM을 활용하여 그린리모델링 결과를 시각화하여 이해관계자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 설계 변경에 따른 데이터의 즉각적인 연동으로 더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그린리모델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시공사를 지원하기 위해 각 적용된 대안에 따른 시공 및 감리 체크리스트가 제공되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결 론
본 논문에서는 기존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주요사례 분석을 통해 현재 국내에서 시행 중인 공공분야 그린리모델링 지원 정책 중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과 서울시 제로에너지빌딩 전환 사업의 프로세스의 특장점 및 한계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그린리모델링 실증사업과의 비교를 통해 분석하였다. 기존 사업들은 리모델링이 갖는 태생적 한계와 사업 추진 관련 경험 부족으로 기획-설계-시공 전 단계에서 정량적 데이터 기반의 그린리모델링 목표 설정 기준 부재, 단계별 연동성 부족, 프로젝트 관련자들의 의사소통 문제 등 다수의 한계점이 확인되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a. 그린리모델링 대상 건물 선정을 위한 건축년도, 사용 용도, 에너지 효율 향상 정도, 단위면적 당 공사비 등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기준 제시 및 이를 기반으로 한 건물별 그린리모델링 목표 및 개략적 공사비 산정 b. 디지털 방식의 현장 진단으로 빠르면서도 정확한 실효적 진단데이터의 제공 c. 현장 진단 결과와 기존 그린리모델링 사례 DB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에너지 성능 시뮬레이션 예측 d. 공사비, 에너지 성능, 사용자 의사를 반영하여 도출된 최적 설계 대안 및 실시설계 수준의 설계 최적화 및 자동화 기술 e. 기획부터 최종 완공까지 이해관계자들의 단계별 의사소통 지원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전후의 건물 형상, 비용, 에너지 성능 등 관련 정보의 시각화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기존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의 단점 중 하나인 단계별 연동성 부족, 정량적 데이터 기반의 그린리모델링 대상 선정 기준의 부재, 현실과 맞지 않는 공사비 산출과 설계와 다르게 진행되는 현장 시공 방법 및 이에 따른 품질 저하 등의 문제 또한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되리라 판단한다.
본 논문에서는 준공이 완료된 2022년 이전 사업의 사례들을 기준으로 분석을 실시하여, 현재의 시행 지침과 일부 차이가 있다. 또한, 각 사업별 하나의 사례를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하여 기존 그린리모델링 사업 전반의 문제점이라고 일반화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다만, 본 논문의 목적인 ‘디지털 프로세스의 정립 및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기획부터 준공까지 단계별로 분석이 가능한 수준의 사업별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고, 현재 진행형인 추가 그린리모델링 사업별 다양한 사례를 계속해서 분석하여, 디지털 방식의 그린리모델링 프로세스를 비용, 시간, 에너지성능향상 관점에서 최적화하고, 이를 검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