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배경 및 목적
에너지효율적인 건축계획을 위해서는 건물 외피의 열적, 광학적 성능의 확보와 함께 기본적으로 환기로 인한 열손실의 최소화 및 자연환기의 적절한 활용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폐열회수형 또는 축열이용형 환기시스템 등 냉난방 시의 환기부하 최소화를 위한 기술과 더불어,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이나 통풍 등 자연환기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전체 주거형태의 49.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아파트 단지의 풍환경을 고려한 자연환기의 활용 가능성 검토가 필요하다.
자연환기를 통한 환기성능은 일반적으로 개구 면적, 풍압력 및 부력효과 등에 의해 결정되며, CONTAMW, COMIS, TRNFLOW와 같이 환기 회로망 계산법을 활용하는 네트워크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비교적 간편하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환기량 산출을 위해서는 경계조건으로 해당 건물의 풍압계수를 반영해야 하는데, 풍압계수는 건물의 형상 및 주변 건물의 배치, 건물이 위치한 지형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통상 프로젝트 마다 축소 모형을 이용한 풍동실험이나 CFD 모델링을 통하여 산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와 관련하여 AIVC (Orem et al., 1998)에서는 3층 이하 저층 건물의 환기 시뮬레이션을 위한 대표적인 풍압계수 데이터를 제공하였으나, 고층 건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고층 건물의 풍압계수와 관련하여, Burnett et al. (2005)은 침기를 전제로 고층 주거시설(단일동)의 세대위치, 풍향각 등에 따른 풍력환기성능을 비교하였으며, 특히 풍압계수의 최댓값과 최솟값의 차이를 풍력환기성능 지표로 활용하였다. Mou et al. (2017)은 전형적인 박스형태의 고층건물 모델인 CAARC (Commonwealth advisory aeronautical council) 모델을 활용하여 평면의 장단비를 변화시키면서 건물 입면과 대상건물 주변에 대한 풍압의 분포를 비교하였다. Shin et al. (2015)은 빌딩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점에서 유리한 건물의 배치 조건을 제시하기 위하여 CAARC 모델을 적용한 3개 동의 고층 건물을 모델링하였으며, 풍향 조건에 따라서 풍상측에 위치한 인접 건물의 배치가 대상 건물의 풍압계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다수의 동으로 구성되는 아파트 단지에서 각 동에서의 자연환기 활용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다양한 배치 조건이 풍압계수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아파트 단지의 동 구성 및 배치 조건에 따른 풍압계수의 특성을 검토하고, 이로 인해 형성되는 자연환기 성능을 비교함으로써 아파트 단지의 자연환기 계획과 관련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가상의 800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단위 동의 규모와 배치 조건을 달리한 4가지 Case에 대하여 STAR CCM+를 이용한 CFD 분석을 실시하였다. 단지의 배치가 풍압계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자 우선 정면풍(건물 정면의 법선방향 풍향각 0도) 조건에서의 동별 풍압계수 분포와 자연환기 성능에 대해 검토하였다.
모델링 대상 건물
총 800세대 규모인 대상 아파트 단지의 기준층은 전용면적 100 ㎡인 단위세대 4개로 구성되며, Table 1, Figures 1~2와 같이 단위 동의 높이(세대수)와 동의 개수가 다른 4가지 Case로 구분하여 각각의 배치 조건에 따른 풍압계수와 자연환기성능을 비교하였다.
Table 1. Description of building model
| Category | Case 1 | Case 2 | Case 3 | Case 4 |
| Number of Buildings | 6 | 8 | 10 | 12 |
| Building Height (H) | 95 m | 70 m | 55 m | 45 m |
| Building spacing (L) | 85 m | 63 m | 50 m | 40 m |
여기서, 대향동 사이의 거리(L)는 일조권에 대한 법적 기준, 자연환기성능에 대한 Choi et al. (2010)의 연구결과 등을 참고하여 동 높이(H)의 0.9배로 적용하였다. 즉, 동의 개수가 증가함에 따라 단위 동의 높이는 낮아지고 인동간격은 좁아지게 된다.
CFD 해석 조건
해석 모델의 범위는 Tominaga et al. (2008), Kim et al. (2017) 등의 선행연구를 참조하여 건물 높이(H)를 기준으로 풍상측 길이 5H, 풍하측 길이 15H로 설정하였으며, 난류 모델은 표준 k-ε모델, 난류 강도(turbulence intensity)는 0.1%, 난류 길이(turbulence length)는 0.1 m로 설정하였다. 또한 본 연구의 격자(0.5 m) 대비 1/√2배(0.354 m), √2배(0.707 m)로 크기를 변화시킨 테스트 모델에서 오차율이 각각 1.46%, 3.44%로 나타나, 격자 의존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풍상측 경계조건으로는 ASHRAE (2017)에 제시된 계산식 (1)과 terrain category를 반영하여 높이(H)에 따른 풍속(UH)을 산출하여 적용하였다. 여기서, Umet, Hmet는 각각 기상관측점의 풍속(3 m/s) 및 높이(10 m)이며, 지형보정계수 αmet, α는 0.14 (open terrain), 경도풍 높이 δmet, δ는 250 m로 적용하였다.
| $$U_H=U_{met}{(\frac{\delta_{met}}{H_{met}})}^{\alpha_{met}}{(\frac H\delta)}^\alpha$$ | (1) |
풍압력에 의한 자연환기량
풍압력에 따른 환기량은 식 (2)와 같이 건물 전후면 개구부의 유효개구면적(αA)과 압력차(△P)를 통해 산출할 수 있다. 이 때 건물 전후면의 압력차는 식 (3)과 같이 전후면 풍압계수의 차와 풍속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풍속과 개구면적 조건이 동일한 경우 환기량은 전후면 풍압계수의 차(Cp1−Cp2)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풍압계수 Cp는 식 (4)를 통해 산출할 수 있으며, ρ는 공기의 밀도를 의미한다.
| $$Q=\alpha A\sqrt{\frac{2\triangle P}\rho}$$ | (2) |
| $$\triangle P=P_1-P_2=(C_{p1}-C_{p2})\times\frac12\rho U_H^2$$ | (3) |
| $$C_p=\frac{P-P_0}{{\displaystyle\frac12}\rho U_H^2}$$ | (4) |
Figure 3은 전용면적 100 ㎡인 단위세대를 대상으로, 종합 유효개구면적을 0.5 ㎡로 가정한 상태에서 풍속이 1~3 m/s로 변할 때 전후면 풍압계수 차에 따른 환기횟수를 예시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풍압계수차가 0.01 이상이면 풍속 1 m/s 조건에서 통풍에 의한 자연환기량이 공동주택의 최소 환기횟수 기준인 0.5회를 만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산결과
동 위치에 따른 입면의 풍압계수 분포
Figure 4는 Case1에서 각 동의 전면(풍상측 입면)에 형성되는 풍압계수와 ASHRAE (2017)에서 제시한 고층 건물의 풍압계수 분포를 비교한 것으로, 풍향 조건은 정면풍으로 동일하나 입면의 장단비는 1.5배 정도 차이가 있다. 가장 풍상측에 위치한 1동(BN1)에서는 상층부 중앙으로 갈수록 풍압계수가 높아져 80 m 부근에서 최대값(0.85)을 보였다. 또한 좌우가 대칭이면서 입면의 외곽선에 가까워질수록 풍압계수가 작아져, 문헌에 제시된 결과와 비교적 유사한 분포가 나타났다. 반면에 1동의 풍하측에 연이어 위치한 2동(BN2)과 3동(BN3)의 전면에서는 전반적으로 -0.1 ~ -0.5의 범위에서 부압(negative pressure)이 나타났으며 좌우 비대칭으로 풍압계수가 형성되어 결과적으로 3개 동 모두 서로 다른 풍압계수 분포를 보였다. 즉, 여러 건물로 구성된 단지의 경우 동별로, 또한 같은 동에서도 세대의 위치에 따라 풍압계수의 분포가 달라지며, 이러한 차이는 동별, 세대별 환기성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Figure 5는 Case별로 각 동의 중앙부를 지나는 단면에서의 속도벡터를 나타내는 것으로, Case와 상관없이 풍상측 동의 상부를 지나는 기류가 풍하측 동과의 사이에 와류(recirculating flow)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2동의 경우 전면에서 멀어지는 기류의 풍속이 배면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1동의 배면을 향해 역류하는 기류 흐름을 형성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Figure 6은 각 Case의 동별 전면과 배면에서의 풍압계수 차의 평균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술한 바와 같이 풍압계수의 차이는 자연환기성능과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풍상측에 위치한 1동(BN1)의 경우 모든 Case에서 풍압계수 차가 1.07 ~ 1.13의 큰 값을 보인 반면 2동(BN2)에서는 -0.28 ~ - 0.21로 산출되었고, 나머지 3~6동에서는 -0.04 ~ 0.11의 범위로 나타나, 동일한 외부 풍향 풍속 조건에서 동의 위치에 따라 자연환기의 활용 가능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개략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세대 위치에 따른 풍압계수 차의 비교
Figure 7은 각 세대의 수평 위치(Line A, B, C, D)에 따른 풍압계수 차의 평균값을 비교한 것으로, 1동에서는 중앙세대(B, C)의 풍압계수 차가 측세대(A, D) 보다 크게 나타났고, 4~6동에서는 측세대의 값이 중앙세대 보다 높게 산출되었다.
Figure 8은 건물 전후면 풍압계수 차의 수직 분포를 동별로 비교한 것으로, 1동의 경우 건물 전체의 높이와 관계없이 모든 Case에서 ‘S’자를 좌우로 반전시킨 것과 같은 패턴을 보였다. 반면에 2동의 경우 세대의 수직 위치에 따른 풍압계수 차의 변화가 가장 적었으며, 나머지 동들의 경우 고층부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앞서 제시한 세대 위치에 따른 풍압계수 차의 특성은 건물의 높이와 동간 거리가 동시에 변하는 조건에 대한 결과로, 건물 높이와 간격이 단독으로 변할 때의 영향을 확인하고자 추가 검토를 진행하였다. Table 2는 모델 조건을 나타낸 것으로, Case 2에 대해 동 높이만 55 m로 변경한 조건(Case 2-1)과 동 간격만 85 m로 변경한 조건(Case 2-2)으로 설정하였다.
Table 2. Description of additional test model
| Category | Case 2 | Case 2-1 | Case 2-2 |
| Number of Buildings | 8 | 8 | 8 |
| Building Height (H) | 70 m | 55 m | 70 m |
| Building spacing (L) | 63 m | 63 m | 85 m |
Figure 9는 Case 2-1, Case 2-2의 건물 전후면 풍압계수 차의 수직분포를 비교한 것으로, 건물 높이나 동 간격이 개별적으로 변하더라도 Case 2와 전반적으로 유사한 형태를 나타내었다. Case 2의 동별 풍압계수 차에 대한 Case 2-1, Case 2-2의 RMSE (root mean square error)는 각각 0.019~0.069, 0.054~0.087로 나타나, 건물 높이에 비해 동 간격이 달라질 때 상대적으로 큰 편차를 나타내었다. 다만, 두 가지 경우 모두 오차율이 크지 않아 개별 인자가 풍압계수의 특성에 지배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사료된다. (여기서, Case2-1은 건물 높이가 Case2와 다르기 때문에 최대 높이에 대한 각 지점의 높이비가 Case2와 같은 조건에 대해 RMSE를 산출하였다.)
결 론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동의 구성 및 배치 조건을 4가지 Case로 구분하고, CFD 분석을 통하여 동별 풍압계수 특성 및 자연환기성능을 검토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동별 전면부의 풍압계수 분포를 비교한 결과, 풍상측인 1동에서는 ASHRAE에 제시된 참고치와 유사한 분포를 보였으나 나머지 동에서는 전반적으로 -0.5 ~ -0.1의 범위에서 좌우 비대칭의 부압이 나타나, 결과적으로 동 마다 풍압계수 분포가 다르게 형성됨을 확인하였다.
(2) 모든 Case에서 1동의 전후면 풍압계수 차는 +1.0 이상으로 가장 큰 값을 보였으며, 2동의 경우 풍압계수 차는 두 번째로 크지만 외부 풍향과 역방향의 기류흐름을 보였다. 나머지 동에서는 전체 동의 개수와 상관없이 풍압계수 차가 0에 가까웠다.
(3) 1동에서는 전후면 풍압계수 차가 세대의 수직 위치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2동의 경우 높이에 따른 편차가 가장 적게 나타났다. 또한 1동의 경우 중앙세대에서, 2동을 제외한 나머지 동의 경우 측세대에서 풍압계수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 다수의 동으로 구성된 아파트 단지에서 외부 풍속, 개구 면적 등이 일정한 조건에서도 동의 배치와 세대의 수직, 수평적 위치에 따른 풍압계수(환기성능)의 특성을 개략적으로 유형화할 수 있었다. 다만 제한된 외부 풍향 및 동평면 조건에서의 검토가 이루어져, 추후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풍향 및 건물 조건 등을 고려한 풍압계수의 유형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